조각가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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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수

작가 작품

1. 자매

(148x73x45cm) 브론즈 1979

2. 자매-11

(160x90x60cm) 브론즈 1981

3. 생각하면 모두 아픈 나날들-13

(133x75x98cm) 브론즈 1996

4. 기다림-11

(72x36x44cm) 청석 1997

5. 대지여! 넉넉한 그리움이여-10

(40x45x43cm) 대리석 1997

6. 자매-21

(59x46x40cm) 대리석 2004

7. 웃으며 사는 부부

(25 16 7cm) 브론즈 2014

8. 밝은 세상

(42.5x99x15cm) 대리석 2014

9. 뛰어가기

(178x108x112cm)공기조형물,2014 말뚝박기 놀이-2(190x268x146cm)공기조형물,2014

10. 약 오르지!

(200x196x230cm)공기조형물 2014

1983 만남의 희열

(여의도 KBS 만남의 광장)

1994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서울 중앙병원)

1994 약진

(인천 정석빌딩)

2015 우리는 한 마음 한 가족

(동탄2도시 한화아파트)

2018 너는 나,나는 너-우리 함께

(창원 부영아파트 )

작가 프로필

주요경력

-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 MBC 한국구상조각대전 심사위원
- 한국구상조각회 회장
- 국전 추천작가
-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수상경력

1979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 (문화공보부)
1981 국전 대상 (문화공보부)
1985 금호예술상 (금호문화재단)
1986 선미술상 (선화랑)
2013 문신미술상 (창원시 문신미술관)


개인전

1983 제 1 회 개인전 (선화랑, 서울)
1983 제 2 회 개인전 (남도예술회관, 광주)
1986 제 3 회 개인전 (타이그레스 갤러리, 샌프란시스코)
1986 제 4 회 개인전 (선화랑, 서울)
1989 제 5 회 개인전 (가나화랑, 서울)
1991 제 6 회 개인전 (선화랑, 서울)
1993 제 7 회 개인전 (수목화랑, 서울)
1996 제 8 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서울)
1998 제 9 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서울)
1999 제 10회 개인전 (선화랑, 서울)
1999 제 11회 개인전 (종합문화회관, 인천)
2000 제 12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서울)
2001 제 13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서울)
2005 제 14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서울)
2007 제 15회 개인전 (선화랑, 서울)
2008 제 16회 개인전 (무역센터 코엑스, 서울)
2011 제 17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서울)
2014 제 18회 개인전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창원)
2014 제 19회 개인전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서울)
2014 제 20회 개인전 (베어트리파크,세종)
2015 제 21회 개인전 (블룸비스타, 양평)
2015 제 22회 개인전 (노화랑, 서울)
2016 제 23회 개인전 (갤러리 조이, 부산)
2017 제 24회 개인전 (효천갤러리, 홍천)
2018 제 25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서울)


작품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국회의사당, 한국방송공사, 설악한화콘도, 서울어린이대공원, 대한 항공서소문빌딩, 여의도한일빌딩, 서울아산병원, 한솔제지, 럭키금성연수원, 호림박물관, 정식품, 삼호물산, 신라호텔, 서울시립미술관, 홍익대학교미술관, 조선대학교미술관, 선경그룹대덕연구단지, 인천시립박물관, 아라리오미술관, 한국마사회, 모란미술관, 인천정석빌딩, 주택은행춘천지점, 데이콤대구사옥, 인천일보사, 광주시립미술관, 서울북부지방법원, 양평군립미술관


현재

한국구상조각회 고문
사단법인 목우회 고문
한국미술협회 자문위원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


조형물제작실적

1979 시인 김영랑 선생상
1981 광주 어린이 대공원 헌장탑
1981 광주 무등경기장 시설 현대화 기념탑
1981 광주 무등도서관 독서상
1982 육군 교육사령부 창조탑
1983 만대학원 설립기념탑
1984 여수 돌산대교 준공기념탑
1985 시인 박용철 시비
1986 광주 3.1 독립운동 기념탑
1987 금호그룹 창업회장 박인천 선생상
1990 죽호학원 독서상
1991 삼호물산 상징조형물
1992 미술사학자 고유섭 선생상
1994 서울 아산병원 조형물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1994 인천일보사 조형물 (등대지기)
1994 데이콤 대구사옥 조형물 (화합)
1995 광주 북구의료보험조합 조형물 (너와 나)
1995 주택은행 춘천지점 조형물 (다정한 사이)
1995 인천 정석빌딩 조형물 (약진)
1995 조각가 정관 김복진 선생상
1996 제천 만남의 광장 설치 조형물 (고향 마을)
1996 인천 부평구청사 조형물 (꿈과 희망이 넘치는 부평)
1997 김해 쌈지마당 조형물 (속삭임)
1997 농업협동조합 창동 농산물 물류센터 (약사비)
1998 김수환 추기경 (가톨릭 대학 주교관)
1999 인천 구월동 선경유통센터 미술장식품
2001 송파랜드 설립자상
2005 사회복지법인 다니엘 창립 50주년 기념상
2006 금호그룹 박정구회장상
2007 용산시티파크 미술장식품
2007 금호어울림 동해 천곡동아파트 미술장식품
2008 제봉 고경명선생상
2009 대창그룹 고광표회장상
2009 베어트리파크 곰조각공원 제작
2009 나사렛 국제병원 미술장식품
2010 서울 북부지방 법원 미술장식품
2010 한화건설 인천 에코메트로 미술장식품
2015 한화리조트 속초 미술장식품
2015 퇴촌성당 예수상
2015 화성 동탄2신도시 꿈에그린 한화아파트 미술장식품
2016 허병기선생상
2017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영아트센타 곰 조형물
2018 경남 창원시 부영아파트 미술장식품

작가 노트

				난 꽤 오랜동안 여체를 작품의 테마로 삼아왔다.
여성은 남성과는 달리 생명을 잉태하는 기능을 지녀 태생적으로 참을성이 있다. 그 신비로운 모성애에 매료되어 수많은 세월이 흘러 갔다.
그러나 최근 생각해 보면 아무리 만물의 영장인 인간도 단지 영장류의 호모 사피언스 일 뿐,모든 피조물은 유한한 존재이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 살다보니 예술보다 더 영원한 것은 대자연 일 뿐이라는 걸 비로서 깨달았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 중에 곰은 우둔한 듯 하지만 가장 참을성을 많이 지니고 있다.
곰은 동면기에 눈이 내리면 궂이 먹을 것을 찾지 않고 눈이 녹을 때 까지 몇달동안 잠을 잔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설하지도 않고 꼼짝않고 고독한 생활을 보낸다.
한국의 단군신화에도 등장하는 곰은 호랑이도 견디지 못한 독한 마늘과 쑥을 먹으며 웅녀로 태어나 고조선을 건국한 시조인 단군 왕검을 출산한다. 이 끈기는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늘날 까지 꿋꿋하게 버티어 온 한민족의 원동력이 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난 이 진득한 동물인 새끼 곰을 데려다가 키우며 관찰할 기회가 있었다. 가까이 보니 네발이지만 신기하게도 사람과 똑같이 직립보행을 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었다. 이 모습을 조형적으로 의인화하면 그동안 볼륨의 극대화를 통해 즐겨 표현하였던 여체조각 기법을 접목하는데 안성마춤일걸로 생각했다.

나의 지론은 평소 눈을 통한 감상의 기회는 축적되어져 언젠가는 손에 의한 표현의 힘이 된다고 확신한다.
돌이켜 보면 10년전 3년동안 곰을 가까이했던 귀한 시간은 내 이미지에 고스란히 담아져 그 결실이 이번 전시회의 성과물로 나타나게 되었다.

예술가란 직업은 무엇보다 자유를 필요로 한다.
이제껏 여인상을 만들어 왔고 지금은 곰을 만들었지만 난 그 대상을 묶어 놓지 않고 언제든지 나의 감성이 변화되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우연한 변화보다 필연적인 변화가 진정한 의미에서 발상의 전환점이 되기 때문이다.
나의 삶은 지극히 짧아 예행연습을 할 시간이 없고 그저 매일 매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시나리오를 엮어 가는 것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일 터이다.

호모 사피언스는 지혜를 가진 현명한 인류를 지칭하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영특한 인간은 피조물을 사랑하기는 커녕 교만한 탓인지 대자연을 혹독하게 대하는 크나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난 희랍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인체미에 오랫동안 천착하였지만 얼마 전부터 표현대상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나름대로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기에 그 내밀한 미를 찾아보는 것도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거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인간들이 불의와 탐욕에서 벗어나 만물과 더불어 살아가는 휴매니즘이 다시 되살아나 정의와 사랑이 생성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으면 한다.

평론


                    늦봄, 새총 곰의 초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학예연구사 박 효 진

만물을 다 포용할 것 같은 푸근하고 풍만한 한국의 어머니와 같은 여인상은 작가 고정수가 줄곧 추구해 오던 작품세계이다. 생명을 잉태하는 대자연의 힘을 지닌 여성 자체가 가진 풍요로움과 신비로움, 여체의 부드러운 곡선은 그의 미학의 근원으로서 50여 년 동안 작가를 사로잡아 왔었다. 그런 그가 이번 초대전에 ‘곰’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는 것은 획기적인 작업의 대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수십 년간 일관성 있게 다뤄오던 여체를 떠나 그가 돌연 곰으로 주제를 바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햇살이 따스한 4월 사뭇 설레는 마음과 궁금증을 안고 필자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찾게 되었다.

제12회 문신미술상 수상이후 11개월 간 불철주야 작품제작에 몰두해 왔다는 그에게는 마치 미술계에 첫발을 딛는 신진조각가처럼 순수함과 열정이 넘쳐났다. 뜨거운 용광로처럼 열정적인 삶을 살다간 작가 문신이 말년에 불빛조각을 창작하였듯이 그에게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욕구가 샘솟았으며 문신미술상 수상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물론 그가 그간에 새로운 작품의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는 같은 주제 속에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으며 특히 선화랑에서 열린 제15회 개인전에서는 전시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 그의 딸들이라 부르는 ‘여체’ 조각들을 바다와 강물에 눕히거나 하늘을 날게 하거나 실제풍경 속에서 자연과 하나가 되도록 한 그야말로 해방되어 있는 자유로운 존재로서 여체를 표현한 사진을 전시한바 있다.
인간은 늘 인간의 육체를 이상화 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에 조각과 인체는 조각의 시작과 함께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선사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볼 때 미술의 주제는 동물이었다. 선사시대의 주술적인 의미의 동굴벽화 뿐 아니라 개나 말, 고양이 조각상 등 원시미술의 주제는 동물이 으뜸이었다. 동물은 인체 다음으로 조각의 주제로서 자연스레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여체에 이어 곰으로, 작가는 어찌 보면 가장 보편적인 두 가지 주제를 작품 속에 다루고 있는 것이다.
작가 고정수와 곰의 인연은 수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지인의 요청으로 10여 년 전 세종시에 위치한 ‘베어트리 파크’의 조성에 도움을 주게 되면서 그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곳에는 150여 마리의 반달곰이 있는데 테마파크 내 조각공원에 고정수 작가가 만든 사실적인 반달곰 조각들이 ‘새총 곰 이야기’라는 동화적인 소재를 모티브로 하여 흥미 있는 스토리로 꾸며져 있다. 그 작업을 위해 수없이 곰을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곰의 생태는 그의 머릿속에 잠재적으로 각인되어 익숙해져 있었기에 곰이라는 주제로의 변화는 어쩌면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변화 일지도 모른다.
고정수는 이번 제12회 문신미술상 수상작가 초대전에 ‘새총 곰의 초대’ 란 주제로 27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작품 속에 곰들은 천진난만한 어린이처럼 즐거운 놀이에 빠져있으며 단란한 가족애를 보여준다. 물구나무 서기, 말뚝박기, 줄다리기, 자전거 타기, 곰 결혼식, 곰 가족의 포옹, 새끼곰과 장난치는 어미 곰,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행복한 반달곰 가족들... 이들이 짓는 행복한 미소와 꿈꾸는 듯 한 표정은 보는 이에게 행복감을 전달해 준다. 예술가의 의도란 정서적인 것인 것이어서 본인이 느낀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감정에 사로잡힐 때 그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망을 느낄 것이다. TV, 인터넷 등 대중매체를 통하여 날마다 들려오는 온갖 사건과 사고가 난무한 삭막한 오늘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그는 주변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관심의 결여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넘치는 사랑과 애정을 표현함으로써 인간성의 회복을 갈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의 작품속의 곰들은 사실적인 형태를 기반으로 하지만 의인화 되어있으며 간결하고 볼륨 있는 형태로 과거의 여체조각에서 보여주던 볼륨감과 부드러운 곡선의 미가 여전히 살아있다. 특히 그가 주로 사용한 흰 대리석은 재료가 가진 순수함, 고운 무늬 결, 부드러운 질감, 고르게 다듬어진 작품의 표면으로 인해 마치 석굴암의 불상과 같이 절제되고 그러면서도 풍요롭고 감미로운 이상적인 미를 표출해 낸다. 그의 조각에서 부자연스러움 이란 전혀 발견할 수가 없다. 희랍시대부터 오래토록 그의 미적 기준이 되어온 인체는 그의 여체 뿐 아니라 의인화된 곰을 표현한 이번 작품에도 잘 나타나고 있으며 이상적인 균형과 비례에서 오는 조화로운 통일감과 편안함이 돋보인다. 재료 자체에 내재한 성격과 작품의 주제가 절묘하게 맞아지는 이번 돌 작업은 과거의 작업과 현재의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가교(架橋)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작품을 보며 우리가 행복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쉽게 인지가능 한 표정이나 포즈 등 시각적인 형태에서 비롯되지만 촉각적 상상력이 크게 작용한다. 작품 속에는 두 마리 이상의 곰 가족들이 한데 엉기어 포옹을 하거나 어미 곰이 새끼 곰을 포근히 감싸 안거나 곰 형제들이 다정하게 나란히 붙어 있다. 이와 같이 친밀한 관계에서 가지는 스킨십은 서로의 따뜻한 체온과 감촉이 전달되어 그 어떤 말보다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연인, 친구사이 부모와 자식 간의 스킨십은 서로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며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여 육체적인 접촉을 통하여 정신적인 교류를 하게 된다. 우리는 의인화된 곰 가족의 스킨십을 통하여 각자가 느꼈던 포근한 스킨십의 감촉을 상상하며 차가운 돌에서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그의 브론즈 작업에서는 보다 동적인 놀이가 표현된다. 줄다리기, 자전거 타기 등의 동적인 표현에서는 동적인 자세에 걸 맞는 거친 표면의 질감이 강조된다. 몸을 뒤로 젖히고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며 힘겹게 줄다리기하는 작품에는 채 마르지 않은 점토를 떼어 붙일 때 생긴 작가의 지문까지 고스란히 남아 작품의 제작과정이 생생하게 보여 진다. 알루미늄 래핑 작업에서 거친 질감이 더욱 극대화 된다. 조명에 반짝이는 구겨진 알루미늄은 가벼운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큰 성과는 주제의 변화와 더불어 전통적인 재료에서 벗어나 알루미늄 래핑, 공기 조형물 등 가볍고, 일상적인 새로운 재료를 시도했다는 것에 있다.
문신미술관 전시장 입구에서는 공기조형물로 만들어진 새총을 맨 반달곰이 웃으며 관람객을 반기고 전시장 메인 홀 에는 2미터가 넘는 대형 곰 4마리가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말뚝박기 놀이를 하고 있다. 놀이공원에 가면 만날 수 있을 법한 빨강, 노랑, 파랑, 흰색, 검정, 녹색의 원색 곰들은 유년시절의 추억과 기억에 잠기며 동심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게 한다. 광고나 홍보를 위해 많이 사용되는 공기조형물은 거리의 상점 앞 등 생활 속 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재료로 관람객이 친근하게 느끼는 부담스럽지 않은 재료다. 공기를 빼면 한 웅큼 밖에 되지 않는 작품은 시들어가는 생명체에 새 생명을 불어넣듯 공기를 주입하면 작품은 점차로 커져 볼륨감을 갖게 된다. 이러한 가볍고 일상적인 재료는 곰이기 때문에 주제와 잘 어우러진다, 이제 작품은 미술의 고급성을 벗어버리고 키치가 된 듯 하지만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자유를 갈망한 것만은 분명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작품 속에 현대미술의 가벼움이나 저속함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순수하게 그가 표현코자 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재료를 선택했을 뿐 이며 이를 통해 작품의 내용은 더욱 풍부해 졌다.

고정수는 현대미술의 어려움을 멀리하며 미술관의 문턱이 더욱 낮아지기를 희망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가장 친근하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작품을 추구하고 있다. ‘예술은 모든 사람이 공유해야 한다’는 그의 사명 아래 일상적인 삶속의 소박한 주제를 통하여 관람객과 공감대를 형성해 간다. 가벼워진 재료만큼 미술의 무게도 더욱 가벼워 졌으며 관람객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섰다. 그는 행복과 사랑의 충만함을 전해 주는 전도사처럼 의인화된 반달곰을 표현한다. 그것은 곰이지만 사람이고 우리의 어머니이자 형제이자, 자식이자 가족이며 친구이며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영위해 가는 동반자인 것이다.
우리는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물질을 위해서 타인을 이용하고, 남을 배려하지 않고 만족을 모르고 욕구를 더 충족시키기 위해서 건강을 해치고 가족을 돌보지 않고 여유와 감사함을 잊고 있다. 그는 그런 우리의 복잡한 정신을 환기시킨다. 냉혹한 머리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따뜻함으로 어릴 적 아무것도 모르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보기를 권유한다. 우리를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한 상태로 안내하여 우리의 정신이 맑게 깨어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미술의 보이지 않는 작지만 큰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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